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사실 여행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가방을 싸기 전, 비행기 표를 끊기 전, 심지어 목적지를 최종적으로 정하기도 전부터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설렘이 있다. 바로 여행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다. 지도와 가이드북, 인터넷 검색창 앞에 앉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동안, 우리는 아직 가보지 않은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낯선 거리와 사람들을 만나며, 전혀 다른 음식을 맛보고 향기를 맡는 순간들을 미리 체험한다. 여행 계획은 막연한 꿈을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먼저,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여러 나라와 도시들이 후보군에 오른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지리와 문화, 역사, 기후, 먹거리까지 두루 살펴보며 머릿속을 활짝 열어놓는다. 이러한 정보..
어느 날 문득, 창밖을 바라보다가 가슴속에 무언가 아릿하게 떠오르는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여행을 가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하루하루의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나날이 피로가 쌓이고, 신선한 자극이 절실해질 때, 나는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여행은 어쩌면 삶의 한 부분을 잠시 멈추고, 낯선 풍경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여행을 꿈꾸는 마음속에는 여러 겹의 이유들이 포개어져 있다. 빡빡한 스케줄과 끝없는 업무 사이에서 맑은 공기와 탁 트인 하늘을 마주하고 싶은 갈증, 새로운 언어나 문화가 스며든 거리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미소를 마주하고 싶은 호기심, 그리고 일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관계와 의무로부터 살짝 뒤로 물러..